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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 화.

코로나에 걸린 어머니께서 밥을 차려 주었다. 전에도 이러다 나까지 코로나에 옮은 적이 있어, 이번에는 내가 직접 차려먹는다고 했는데도 먼저 차려 놓으셨다. 차려 놓은 밥을 그냥 버릴 수는 없어 또 먹고 말았다. 먹은 뒤부터 몸에서 좀 더 열이 많이 나는 것 같다. 밥을 먹다가 또 혀를 씹었다. 한 두 달에 한 번은 꼭 이런다. 벌써 5년째 내 혀는 씹은 자국이 덧나 돋힌 혓바늘이 한 번도 가라앉지 않았다. 너무 짜증이 나 주먹으로 빌어먹을 입을 쳤다. 두어 번 치니 입술이 부어올랐다. 나중에 거울을 보니 피는 안났지만, 검게 멍이 들어 있었다. 거울을 보고 마스크를 쓰려는데 재수없게도 마스크가 변기에 빠졌다. 너무 짜증이 나 결국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화를 가라앉히고 컴퓨터를 켜는데, 마우스와 키보드가 제대로 입력되지 않았다. 원래도 그랬지만, 이미 짜증이 극으로 올라온 지라 키보드를 세게 내리치고, 마우스를 책상에 내리쳤다. 키보드 지지대가 부러지고, 마우스의 사이드 버튼이 고장났다. 키보드를 내리칠 때 손이 어딘가에 긁혔는데, 그 자국이 서서히 빨갛게 올라왔다. 이 모든 게 오늘 하루 벌어진 일이다. 머리로는 화를 내고 짜증을 내는 게 결코 좋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이런 일을 반복적으로 겪으면 또 이렇게 된다. 내가 원한 게 아닌데, 또 내 손해다. 빌어먹을. 내일 키보드와 마우스 사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