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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 소고

민주당의 압승, 국민의힘의 참패 - 겉으로 보면 그렇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도 않다. 정확히 말하면 그냥 현상태의 유지일 뿐이다. 대통령은 지금까지 했던 대로 제멋대로 권력을 휘두를 것이고, 그 밑의 부하들은 전국민을 상대로 지록위마를 시전할 뿐이다. 법조인들과 언론들은 돼지를 영웅으로 분칠하고, 창녀를 성녀로 신성시할 것이며, 40%의 우매한 자들은 그저 머리를 조아리며 그들의 거짓말을 진실로 받아들일 것이다. 불편부당은 사라지고, 선택적 정의와 선택적 공정이 기존의 도덕과 윤리를 대체할 것이다. 의회가 아무리 법을 만들어도 대통령의 거부권에 번번이 막힐 것이고, 반대로 정부가 역점을 두어 바꾸려는 법도 통과하기 어렵게 된다. 시간이 지나며 사람들은 이런 교착 상태에 익숙해지고, 나라는 변화하지 못한 채 정체되어 힘없이 쇠퇴하는 광경만 바라볼 지도 모른다. 3년 뒤에 정권이 바뀐다 해도, 지난 2년 동안 망쳐놓은 나라의 뼈대를 다시 세우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미 극도의 저출산은 국운의 하락을 예고하고 있고, 국가자산을 사복(私腹)을 채우는 무리가 휩쓸고 간 빈 자리를 채울 수단이 빠르게 사라져간다. 미래에 대한 아무런 대비도 없이 서서히 말라가는 나라를 그저 바라볼 뿐 아무것도 못하는 무기력한 사회가 될 듯하다. 그리고 정권교체 5년 뒤, 사람들은 새정권이 지난 5년을 망쳐놓았다며 또다시 소인배를 자신들의 지도자로 기꺼이 옹립할 것 같다. 이 걱정이 그저 어느 무명씨의 기우이길 바란다.